제주 바다에서 유례없는 고수온 현상이 발생하면서, 연산호와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대량으로 폐사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최근 고수온으로 인한 제주 바다의 이상 현상을 기록한 이슈 리포트를 발표하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리포트에 따르면, 서귀포의 범섬, 문섬, 섶섬, 송악산 해역에서 연산호가 녹아내리는 현상이 관찰되었고, 특히 수심 10m 이하의 지역에서 피해가 심각하게 나타났다. 연산호 군체는 흐물흐물한 상태로 축 처지거나 부서지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는 고수온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이러한 상황은 제주 바다의 생태계에 큰 타격을 주고 있으며, 해양 생물들의 생존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조사 결과, 서귀포 범섬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맨드라미에서 이상 현상이 발견되었다. 분홍바다맨드라미, 큰수지맨드라미, 밤수지맨드라미 등 여러 종에서 녹아내림 현상이 나타나며, 이는 해양 생태계의 건강성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다. 특히 빛단풍돌산호는 공생조류가 빠져나가면서 하얗게 변하는 백화현상을 겪고, 결국 폐사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 지역의 수심 5~10m 해역은 마치 빛단풍돌산호의 무덤처럼 변해버렸고, 이러한 현상은 해양 생물의 생태적 균형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또한, 문섬의 동굴에서는 큰산호말미잘에서 백화현상이 발견되었고, 이는 흰동가리와의 공생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흰동가리는 산호의 건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생물로, 이들의 생태적 균형이 깨지면 제주 바다의 생물 다양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와 함께, 서귀포 문섬에서는 감태 군락이 석회관갯지렁이에 뒤덮여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 목격되었으며, 방황혹산호말 등 다양한 산호말류에서도 백화현상이 발견되었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민관 협력을 통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제주도, 시민단체가 함께 '제주 바다 고수온 대응 해양 생태 민관 특별조사단'을 구성하여,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고수온과 저염분수가 제주 연안의 연산호 군락에 미친 영향을 정밀히 조사하고, 해양 시민 과학자 네트워크를 구축해 이상 현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33명의 해양 시민 과학자가 참여하여, 13회에 걸쳐 서귀포 섶섬, 문섬, 범섬, 송악산 해역의 산호충류 이상 현상을 기록했다. 이러한 노력은 제주 바다의 생태계를 보호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제주 바다의 생태계는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큰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이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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