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세의 박 모씨는 지난달 5일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근무 후 퇴근길에 갑작스러운 복통을 느꼈습니다. 동료의 도움으로 가까운 병원에 가서 진통제를 맞고, 의사로부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온 뒤 그의 상태는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가족들은 결국 새벽 3시에 119 구급대를 호출하게 되었습니다.
구급차가 도착했지만, 박 씨를 받을 병원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거제 지역은 물론 인근 진주, 부산, 창원 등 10개의 병원에 환자 이송 요청을 하였지만, 모두 거절당하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구급대원들은 약 1시간 동안 병원을 찾아 나섰지만, 박 씨를 받아줄 곳은 없었습니다. 심지어 박 씨가 진통제를 맞았던 A병원조차 "담당 의사가 부재중"이라며 환자를 받아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박 씨의 딸은 당황한 마음에 SNS를 통해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가족의 절박한 상황을 알리기 위해 여러 경로로 도움을 구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이튿날 새벽 4시 반쯤, 거제의 B병원에서 간신히 진통제를 놔줄 수 있다는 답변이 왔습니다. B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은 박 씨는 급성 복막염 진단을 받았고,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수술을 담당할 의사가 없다는 말에 다시 한 번 절망에 빠졌습니다.
B병원의 응급과장은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기 위해 70분간 전화를 돌렸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의사가 없다"는 말뿐이었습니다. 박 씨의 상태는 점점 악화되었고, 가족들은 더욱 불안한 마음으로 상황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결국 오전 8시, 부산의 C병원에서 수술 허가가 떨어졌습니다. 사설 구급차를 호출해 거제에서 부산까지 약 64㎞를 이동하는 데 1시간 30분이 걸렸고, 박 씨는 오전 10시 30분에야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복통을 호소한 지 14시간, 119에 신고한 지 7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이루어진 수술이었습니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지만, 이미 박 씨의 다른 장기는 손상된 상태였습니다. 그는 중환자실에서 호흡기를 달고 지내다가 이틀 뒤 심정지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딸은 "아버지가 시간을 허비하다가 점점 의식을 잃었다"며 "이 억울함을 어디에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깊은 슬픔과 분노를 토로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의료사고가 아닌, 응급환자를 받아줄 병원이 없는 현실을 드러내는 심각한 문제로 여겨집니다. 많은 환자들이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으며, 이는 우리의 의료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응급환자를 보호할 수 있을까요? 이러한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의료 시스템의 개선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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